과거의 아품을 딛고 성숙하다 히로시마
히로시마를 원자폭탄으로만 기억하면 곤란하다. 아픔을 겪은 사람이 성숙하듯이 히로시마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내공을 자랑한다. 히로시마의 망망대해에는 신사의 문이 열린다. 세계유산에 등록돼 있는 이츠쿠시마 신사. 온화한 세토나이카이 바다 한가운데 거대한 도리이, 즉 신사의 문이 서 있다. 그 뒤에 펼쳐지는 환상적이고 웅장한 풍경을 보노라면 현세와 내세의 구분이 묘연해진다.
히로시마성 : 도시의 상징인 히로시마성. 국보였던 천수각은 원자폭탄으로 무너졌지만 10여 년의 복구작업으로 1958년 재건됐다. 날씨가 좋을 때는 멀리 미야지마에서도 보인다.
수제 종이 만들기: 에도 시대부터 전해져 오는 수제종이의 전통을 계승하는 오타케 시. 오타게 시에서 종이 제작이 번창할 수 있었던 이유는 종이의 원료인 닥나무와 양질의 물이 풍부했기 때문이다. 미리 예약하면 나만의 무늬를 넣어 주세 종이와 엽서, 색종이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오코노미야키 : 서울에서도 먹을 수 있는 오코노미야키. 그러나 원조의 고장에서 먹어야 제 맛이다. 크레이프처럼 얇게 편 밀가루 반죽 위에 채썬 양배추와 콩나물을 다량으로 얹어 돼지고기, 오징어튀김, 중국풍 소바, 달걀 등과 함께 굽는다.
소원을 말해봐 이세신궁
이세신궁에서는 말하면 이뤄진다. 취업, 사랑, 청춘의 고민을 안고 미에현 이세신궁을 찾는다. 여행이 금지됐던 에도 시대에도 유일하게 참배만은 허락됐을 정도다. 또한 이세신궁에서 소원 하나를 내려놓고 미에현의 해산물로 배를 채운다면 행복함이 차 오른다. 세계 최초로 양식에 성공한 미키모토 진주까지 보고나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오카게요코쵸 : 이세시마가 번영했던 에도 시대와 메이지 시대를 느껴보자. 이세신궁 바로 앞에서는 그 당시 모습을 짐작케 하는 곳이있다. 4개의 점포로 이루어진 오카게요코쵸에는 먹거리, 볼거리, 쇼핑거리가 모여있다.
테코네 스시 : 이세는 바다에 접한 도시답게 해산물이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테코네 스시는 꼭 맛봐야 할 식도락이다. 일본의 일반적인 스시와 다른데, 신선한 가다랑어 조각을 간장으로 절여 밥과 함께 반죽해 먹는다. 가다랑어는 입에서 녹고 밥알은 한알한알 입안에서 감돌고 테코네 스시 한 점은 가히 예술이로구나.
올리브 꽃이 흐드러지게 필 때 오카야마
울적한 날 훌쩍 더나온 곳이다. 세토우치 해변 마을에서 아침을 맞다보면 마음에도 평화가 찾아온다. 특히 이른 시간부터 생선을 파는 상인들의 왁자지껄한 소리에 귀를 열면, 열심히 살 수 있다는 욕기도 얻게 된다.
와슈잔 온천 : 그리움이 깊으면 병이된다. 지친 몸과 마음에 저절로 찾아간 곳은와슈잔 온천이었다. 산 중턱에 자리 잡은 노천탕에 몸을 담그니 마음도 이내 고요해진다. 온천물이 스며든 살갗은 미끄러지듯 부드럽다.
우시마도 올리브 농원 : 우시마도는 올리브가 유명하다. 6월이면 올리브의 흰 꽃이 섬을 장식하고 10월에는 가지가 휘어지도록 올리브가 열린다.
파르페 : 겨울에도 달콤한 과일을 즐길 수 있다. 오카야마의 파르페는 신선한 과일을 자랑한다.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븐 외관은 숟가락질을 멈칫하게 할 정도다.
그림같은 온천에 풍덩 오이타
JR큐슈의 특급열차인 유후인의 숲에 몸을 싣는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무거운 한숨을 내려놓자.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온천지인 유후인에 도착해 숙소를 잡고 짐을 풀고 몸도 푼다. 한결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다음 날엔 마차, 관광버스, 인력거 중에 하나를 골라 타면된다.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오이타 여행길은 참 즐겁다.
벳부 지옥온천 VS 유후인 온천 : 벳부 지옥온천은 푸르고 푸른 코발트블루색 물, 진흙이 부글부글 긇는 물 등을 자랑한다. 천연기념물인 간헐천도 있다. 온천 달걀은 지옥의 별미다. 지옥열 찜구이 푸딩으로 출출해진 뱃속을 채우면 지옥이 아니라 천국이 된다.
유후인 온천은 쟈코시토게 고개와 킨린코 호수를 들른 후 가는 하이라이트다. 개성 남치는 온천 숙소 앞에서 갈등할 필요는 없다. 양질의 온천수와 서비스를 즐기다 보면 온천에서는 아픈 기억을 녹일 수 있다.
토리텐 : 닭고기 튀김 토리텐은 오이타의 대표 요리다. 소스가 다양해 토리텐 한 입이면 기분도 업된다.
해탈 속으로 빠져들다. 고야산
12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고야산은 일본을 대표하는 영지다. 불교의 한 갈래인 밀교를 일본에 전한 고보대사 쿠카이가 성지를 이곳으로 택했다고 한다. 해발 1000M 정상에서 여러개의 봉우리로 둘러싸여 연잎모양의 장관을 이루는 고야산에서는 해탈을 경험하게 된다.
쿠마노 고도 : 천 년을 이어온 길이다. 자연이 품은 신앙 앞에 예를 갖추게 된다. 고야산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쿠마노 산잔과 쿠마노 고도는 순례자의 마음을 다잡아 준다.
슈쿠보우 체험 : 우리나라에 템플스테이가 있다면 일본에는 슈쿠보우 체험이 있다. 심신의 치료를 위해 사찰내 슈쿠보우라고 불리는 숙소에서 머무는 것. 온천 시설까지 마련돼 있으니 삶의 쉼표를 찍기에 제 격이다.
쇼진요리 : 고야산이 만든 건강한 맛을 느껴보자. 수행승이 겨울철 추위로 언 두부를 먹었다가 그 맛에 반해 만든 고야 두부는 쇼진 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다.
쿠에&이세 새우 : 와카야마의 신선한 해산물 중 쿠에는 으뜸이다. 길이가 1m 이상인 하타과의 대형 물고기는 흰살과 젤라틴이 함유된 껍질을 자랑한다. 또한 이세 새우는 소중한 내 피부에 보습을 준다.
과거 현재가 뒤썩인 예술품의 인사 가나자와
가나자와에서는 전통과 현대를 함께 느낄 수 있다. 400년동안 전쟁의 화마를 피해간 이곳은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무형, 유형의 양식들이 가득하다.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에서 모던한 산책을 하고 켄로쿠엔에서 고즈넉한 하루를 보낸다. 가나자와 어시장에서 해산물로 배를 채운 뒤에는 카가보우차와 화과자까지 딱~~!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 건물 자체가 심상치 않다.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은 넓은 잔디밭 위에 원반처럼 서 있는 유리로 된 둥그런 건물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 세지마 카즈요와 니시자와 류우에의 유닛인 산나야의 작품이다. 전시 작품 "The Swimming Pool'은 수영장 밑으로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재미난 광경을 연출한다. 투명유리에 담긴 10cm의 물과 유리 아래 하늘색 공간이 만들어내는 유쾌한 착시는 재미있다.
켄로쿠엔 : 일본의 3대 명원 중 하나인 켄로쿠엔은 여섯 가지를 모두 갖춘 정원이라는 의미다. 켄로쿠엔에서는 내리는 눈마저도 카라사키마쯔를 멋지게 장식한다. 800개의 유키즈리가 나무를 지탱하여 장관을 이룬다.
사슴이 말을 걸어오다. 나라
천 년전에 세워진 나라는 시간의 무게를 간직한 곳이다. 그러나 고리타분하지 않다. 이름도 생소한 채소들과 나라 특산물인 야마토 소고기는 무디어진 미각을 깨우고 자연의 향기는 굳었던 머리도 꺠운다.
나라 공원의 사슴 : 동대사에는 세계 최대의 청동 불상인 루샤나 부츠가 있는데 높이가 무려 14.98m다. 동대사 옆에 있는 나라공원은 사슴공원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 정도로 사슴이 뛰논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야생 사슴들은 사람을 두려워하는 법이 없다. 과자를 먹기 위해 달려오는 귀여운 사슴들. 동심의 세계로 빠져든다.
야마토 야채 : 나라의 야채는 특별하다. 예로부터 나라 지역의 야채는 야마토 야채로 불렸다. 야마토마나, 야마토 키쿠나,우다킨고보우는 겨울이 제철이다. 22종류의 야채를 풀코스로 즐겨본다면, 채식주의자의 마음을 이해할 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바로 '크리에이티브' 나오시마
오카야마와 카가와 사이에는 섬이 많다 그중 나오시마섬은 혁식 그 자체다. 나오시마를 상징하는 지중 미술관부터 집 프로젝트 거리등 예술인이 빚은 창조의 결과물에 빠져들어 보자
지중 미술관 : 예술의 섬 나오시마 남쪽에는 안도다다오가 설계한 지중 미술관이 있다. 클로드 모네, 제임스 터렐, 월터드 마리아 등의 작품을 소장하고있다.
집 프로젝트 거리 : 사람이 사는 공간에 자리한 빈집을 개조해 공간 자체를 작품으로 만들었다. 집 프로젝트 거리는 그래서 매일매일 변하고 성장한다.
다카마쓰 : 일본 3대 수성중 하나인 타카마쓰성터의 타마모 공원은 경이롭다. 카이유우시키 일본 정원과 리츠린 공원에서 사색에 잠기는 순간, 나오시마 여행은 정점을 향한다.
사누키 우동 : 타카마쓰에 왔다면 사누키 우동을 먹어야 한다. 멸치국물인 시리코다시로 먹는 것이 기본이지만 키죠유만으로 먹는 키쥬우 우동이 있으며 카마아게의 면에 달걀과 키죠유를 얹어 먹는 카마타마 우동 등 취향에 따라 먹는 법도 다양하다. 탱글탱글한 면발이 입안에서 살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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